과세관청은 시행사에 지급된 운영비에서 모델하우스 운영비를 빼고 남은 돈이라면 건물 신축을 위해 쓰인 돈이라고 보았다. 법원은 그 추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분양과 관련된 비용이 아니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신축에 든 비용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그 돈이 건물의 취득가격에 포함되는 간접비용이라는 사실은 과세관청이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 제1심의 판단이었다. 서울고등법원은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은 2022년 3월 11일 상고를 기각했다.
실무에서 이 구도는 흔하다. 관리형 토지신탁 구조에서 수탁자가 건물을 원시취득하고 취득세를 신고하면, 이후 세무조사에서 시행사에 지급된 각종 자금이 취득가격 누락으로 지목된다. 그때 과세관청이 드는 근거가 대개 이 사건과 같은 소거 논법이다. 판매비용은 취득가격에서 빠지니 판매비용을 뺀 나머지는 취득에 든 돈이라는 논법이다. 이 판결은 그 논법 자체가 입증책임을 뒤집은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글에서 인용부호로 옮긴 문장은 공개된 판결문의 문언을 그대로 옮긴 것이고, 띄어쓰기와 줄바꿈을 포함한 표기도 공개 원문을 따랐다. 인용 표시 없이 풀어 쓴 문장에는 요지라고 적었다. 공개 판결문이 법인명을 가려 둔 부분은 가린 상태를 유지한다.
사건 개요
| 항목 | 내용 |
|---|---|
| 대표 사건 | 대법원 2022. 3. 11. 선고 2021두58530 판결 |
| 항소심 | 서울고등법원 2021. 11. 5. 선고 2021누36044 판결 |
| 제1심 | 서울행정법원 2021. 1. 27. 선고 2020구단64555 판결 |
| 세목 | 취득세, 농어촌특별세, 지방교육세 |
| 원고 | 신탁회사인 수탁자, 건물의 원시취득자 |
| 피고 | 과세관청 |
| 항소인·상고인 | 피고 과세관청 |
| 처분일 | 2019년 9월 2일 |
| 처분 총액 | 29,317,830원, 가산세 포함 |
| 다툰 부분 | 시행사 운영비 580,482,045원을 과세표준으로 산정한 22,742,950원 |
| 결과 | 다툰 부분 전부 취소, 항소 기각, 상고 기각 |
이 사건의 세 심급은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제1심이 시행사 운영비 관련 부과처분을 취소했고, 항소심은 제1심 이유를 인용하면서 판단을 덧붙여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으며, 상고심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상고기각으로 통상의 불복 절차는 종료됐으나, 별도의 확정증명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사실관계 구조
부동산개발업과 분양대행업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시행사가 서울 마곡택지개발사업지구 상업용지 일대 토지 위에 오피스텔과 업무시설을 건축해 분양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시행사는 2014년 9월 16일 그 토지를 원고에게 신탁하는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우선수익자로 금융기관들이, 시공사 겸 후순위 우선수익자로 건설회사가 들어간 전형적인 구조다. 시행사는 2014년 9월 23일 지하 8층, 지상 14층, 연면적 합계 106,200.4제곱미터 건물에 관한 건축허가를 받았고, 원고는 2014년 9월 29일 신탁을 원인으로 토지를 취득한 뒤 착공했다.
| 시점 | 사실 |
|---|---|
| 2013년 11월 29일 | 시행사가 관계회사를 통해 사업부지 매수계약 체결 |
| 2014년 5월 28일 | 사업성을 분석한 사업계획서 작성 |
| 2014년 9월 16일 | 관리형 토지신탁계약 체결 |
| 2014년 9월 23일 | 건축허가 |
| 2014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 시행사 운영비 지급 기간 |
| 2017년 2월 24일 | 건물 신축 후 사용승인, 원시취득 |
| 2017년 3월 2일 | 소유권보존등기와 취득세 등 신고·납부 |
| 2019년 9월 2일 | 과세관청의 취득세 등 합계 29,317,830원 부과 |
| 2019년 9월 26일 | 조세심판 청구 |
| 2020년 5월 21일 | 조세심판원 기각 |
| 2021년 1월 27일 | 서울행정법원이 시행사 운영비 관련 부분 취소 |
| 2021년 11월 5일 | 서울고등법원이 피고 항소 기각 |
| 2022년 3월 11일 | 대법원이 피고 상고 기각 |
원고는 2017년 3월 2일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고 건물의 원시취득을 과세원인으로 하여 과세표준액을 160,971,751,613원으로 하여 산정한 취득세 등 합계 4,668,180,790원을 신고·납부했다. 이후 세무조사에서 과세관청은 두 항목이 과세표준에서 누락됐다고 보았다. 하나는 시행사에 지급한 운영비 합계 580,482,045원이고, 다른 하나는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167,814,000원이다. 운영비 580,482,045원은 2014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매월 지급한 돈 합계 2,740,000,000원에서 모델하우스 운영비 등으로 지출된 2,159,517,955원을 차감한 금액이다.
여기서 두 항목의 운명이 갈렸다. 원고는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부분은 다투지 않았고, 시행사 운영비 부분만 다투었다. 판결의 효력이 미친 범위도 그 부분에 한정된다.
핵심 쟁점
쟁점은 두 겹이다. 첫 번째 겹은 실체 쟁점이다. 시행사에 지급된 운영비가 건축물 취득가격에 포함되는 간접비용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다. 두 번째 겹은 입증 구조다. 어느 쪽이 무엇을 입증하지 못하면 지는 구조인지가 문제다. 이 사건에서 결론을 가른 것은 두 번째 겹이다.
시행사 운영비는 성격이 뭉쳐 있는 돈이다. 시행사의 임직원 급여, 사무용품비, 소모품비, 건물관리비 등이 섞여 있고, 시행사는 이 사업만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이 아니라 여러 사업장을 동시에 운영하던 회사다. 이런 돈에서 건물 신축에 필요불가결한 준비행위의 대가에 해당하는 부분만 떼어내려면 그에 맞는 증명이 필요하다. 그 증명 부담을 누가 지는지가 이 사건의 실질이다.
원고 주장
원고는 시행사 운영비가 시행사의 유지·관리 및 운영을 위한 일반경비, 교통비, 식비 등으로 지급된 금원이라고 주장했다. 그 돈은 건물의 취득과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관련 없이 발생한 비용이므로 건물의 취득가격에 포함할 수 없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처분은 위법하다는 것이 원고 주장의 요지다.
원고는 자신이 취득세를 신고할 때 이미 건물의 설계용역비, 교통영향 분석비, 감리비, 용역비 등 건물 신축에 필요불가결한 준비행위의 대가로 지급된 보수를 취득가격에 포함해 산정했다는 점도 들었다. 신축 준비행위의 대가를 빠뜨린 것이 아니라, 성격이 다른 시행사 일반경비까지 끌어넣는 것이 부당하다는 구도다.
피고 주장
피고는 제1심에서 두 갈래로 주장했다. 하나는 신탁계약에서 건물 인·허가 등 업무를 시행사가 담당하기로 정한 이상 운영비도 그 업무에 소요된 비용이라는 주장이다. 다른 하나는 시행사 운영비가 취득가격에 포함될 수 없는 모델하우스 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남은 금원이므로 건물 신축을 위해 지급한 비용이라는 주장이다. 두 번째 주장은 원고가 그 돈이 분양을 위한 비용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신축을 위한 비용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이어졌다.
피고는 항소심에서 주장을 하나 더 보탰다.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서의 특약사항과 시행사와 시공사 사이에 체결된 합의서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시행사 운영비는 신탁계약의 목적인 이 사업을 위하여 지급된 것이고 그 목적 이외의 용도에는 사용할 수 없는 돈이므로,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건물의 취득에 필요한 간접비용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관련 법령
취득세 과세표준의 뼈대는 두 조문이다. 지방세법 제10조는 취득세의 과세표준을 취득 당시의 가액으로 하면서, 법인장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에 따라 취득가격이 증명되는 취득에 대해서는 사실상의 취득가격을 과세표준으로 하도록 정한다. 그 취득가격의 범위는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고, 지방세법 시행령 제18조가 취득시기 이전에 해당 물건을 취득하기 위하여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직접비용과 간접비용의 합계액을 취득가격으로 정한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시행령 제18조가 간접비용을 무제한으로 열어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1항은 포함되는 간접비용을 열거하고, 제2항은 취득하는 물건의 판매를 위한 광고선전비 등의 판매비용과 그와 관련한 부대비용을 취득가격에서 제외한다. 즉 판매비용 제외 규정은 취득가격에서 빠지는 항목을 정한 것이지, 판매비용이 아닌 지출을 모두 취득가격으로 끌어들이는 근거가 아니다. 제1심이 지적한 소거 논법의 문제는 여기에 닿아 있다.
행위시법 확인
이 사건 건물의 취득시기는 사용승인일인 2017년 2월 24일이다. 따라서 적용 법령은 그 시점에 시행 중이던 판본이다. 아래 두 조문은 그 시점 기준으로 국가법령정보센터 연혁본을 따로 조회해 확인한 것이고, 인용문은 조문 전체가 아니라 이 사건 쟁점에 관련된 항과 호만 발췌해 옮긴 요지 형태다.
행위시법 요지, 지방세법 제10조 [시행 2017. 1. 1.] [법률 제14475호, 2016. 12. 27., 일부개정]
제10조(과세표준) ① 취득세의 과세표준은 취득 당시의 가액으로 한다. 다만, 연부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연부금액으로 한다. ⑤ 다음 각 호의 취득에 대하여는 제2항 단서 및 제3항 후단에도 불구하고 사실상의 취득가격 또는 연부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한다. 3. 판결문·법인장부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에 따라 취득가격이 증명되는 취득 ⑦ 제1항부터 제6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취득세의 과세표준이 되는 가액, 가격 또는 연부금액의 범위 및 그 적용과 취득시기에 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행위시법 요지, 지방세법 시행령 제18조 [시행 2017. 1. 1.] [대통령령 제27710호, 2016. 12. 30., 일부개정]
제18조(취득가격의 범위 등) ① 법 제10조제5항 각 호에 따른 취득가격 또는 연부금액은 취득시기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해당 물건을 취득하기 위하여 거래 상대방 또는 제3자에게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직접비용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간접비용의 합계액으로 한다. 4. 취득에 필요한 용역을 제공받은 대가로 지급하는 용역비·수수료 7. 제1호부터 제6호까지의 비용에 준하는 비용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비용은 취득가격에 포함하지 아니한다.
- 취득하는 물건의 판매를 위한 광고선전비 등의 판매비용과 그와 관련한 부대비용
-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비용에 준하는 비용
위 두 인용은 발췌 요지이므로 조문 전문이 아니다. 조문 전체를 확인하려면 참고 자료에 적은 연혁본 주소를 직접 열어야 한다.
한 가지 밝혀 둘 사항이 있다. 공개된 제1심 판결문은 적용 법령을 구 지방세법과 구 지방세법 시행령으로 인용하면서 개정 표시를 붙였는데, 그 표시에는 지방세법이라는 법률의 개정을 대통령령으로 적은 오기가 있고 표시된 개정 시점도 이 사건 취득일 당시의 판본을 특정해 주지 못한다. 이 글은 판결문의 개정 표시를 그대로 옮기지 않고, 취득일인 2017년 2월 24일을 기준으로 별도 확인한 판본을 적었다. 조문 체계도 판본에 따라 다르다. 판결문이 위임 근거로 든 항 번호는 이 글이 확인한 2017년 1월 1일 시행 판본에서는 제7항에 해당한다. 판결문의 법리 서술 자체가 흔들린다는 뜻은 아니고, 인용 표기를 그대로 옮겨 쓰면 안 된다는 뜻이다.
법원 판단
제1심 판단
제1심의 주문은 다음과 같다. 괄호 안 문장은 공개 원문에서 청구취지를 선해한 이유를 삽입해 둔 부분이고, 줄바꿈 표기도 공개 원문을 따랐다.
1. 피고가 2019. 9. 2. 원고에 대하여 한 취득세 25,720,080원(가산세 포함 원고는 가산세에 대하여 특별한 언급이 없으나, 가산세 부과처분은 본세의 부과처분과 별개의 과세처분이고, 원고가 청구취지에 기재한 금액은 모두 가산세를 포함하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이하 청구취지를 위와 같이 선해한다.
) 중 5,768,030원을 초과하는 부분, 농어촌특별세 2,235,800원(가산세 포함) 중 501,420원을 초과하는 부분 및 지방교육세 1,361,950원(가산세 포함) 중 305,430원을 초과하는 부분의 부과처분을 각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심은 먼저 전제된 법리를 정리했다. 취득가격에는 물건 자체의 가격인 직접비용은 물론, 실제로 물건 자체의 가격으로 지급되었다고 볼 수 있는 취득자금이자와 설계비, 그에 준하는 취득절차비용인 소개수수료와 준공검사비용도 간접비용으로 포함된다. 다만 취득의 대상이 아닌 물건이나 권리에 관한 것이어서 물건 자체의 가격이라고 볼 수 없다면, 취득시기 이전에 지급원인이 발생하거나 확정된 것이라도 취득가격에 포함해 과세표준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 그 법리의 요지다. 건축물을 건축해 분양하는 사업에서 건축에 관한 비용은 취득가격에 포함되나 분양에 관한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구분도 함께 제시됐다.
이어 제1심은 결정적인 문장을 적었다. 원고가 분양 관련 비용임을 입증하지 못했으니 신축 비용으로 보아야 한다는 피고 주장에 대해, 제1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이 사건 건물의 분양과 관련된 비용이 아니면 이 사건 건물의 신축을 위해 발생한 비용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건물의 신축에 소요된 비용인 사실을 과세관청인 피고가 적극적으로 입증하여야 한다.
제1심이 든 구체적 사정은 네 갈래다. 신탁계약에서 인·허가 등 업무를 시행사가 담당하기로 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운영비가 그 업무에 소요된 비용이라는 사실이 추인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첫째다. 시행사는 이 사업만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이 아니라 2002년 설립된 회사로서 당시 다수의 사업장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므로 임직원 급여에는 여러 업무의 대가가 혼재되어 있을 수 있고, 사무용품비와 소모품비, 건물관리비도 마찬가지라는 점이 둘째다. 사업성 검토와 자금 대출 관련 검토, 건축허가 관련 검토는 운영비 지급이 시작된 2014년 10월 이전에 각각 완료된 것으로 보이므로 그 이후 2017년 1월경까지 지출된 운영비 중 대부분은 지출 시점에 비추어 신축에 필요불가결한 준비행위와 무관해 보인다는 점이 셋째다. 원고가 이미 설계용역비와 감리비 등 신축 준비행위의 대가를 취득가격에 포함해 신고했다는 점이 넷째다.
결론적으로 제1심은 피고의 주장이 입증책임을 전도한 것이며 피고가 시행사 운영비를 취득가격 중 간접비용에 해당한다고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채택해 조사한 증거만으로는 간접비용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 판단 형식이다. 증명책임의 소재와 증명의 정도가 함께 작동한 결과다.
항소심 판단
항소심의 주문은 다음과 같다.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항소심은 피고의 항소이유가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 제출된 증거에 추가로 제출된 증거를 보태어 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다. 그래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과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제1심 판결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제1심 판결문의 입증하여야 한다는 문장 다음에 판단을 하나 덧붙였다.
덧붙인 판단의 초점은 사업과 건축의 구분이다. 항소심은 피고가 든 자료들을 종합하면 시행사 운영비가 신탁 토지 위에 신탁 건물을 건축하여 분양하는 사업을 위하여 지급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시행사 운영비가 건축물의 건축에 관한 비용에 국한되는 용도로 지급된 것이라거나 모델하우스 운영비 등을 차감한 나머지 금액이 모두 취득에 필요한 간접비용에 해당한다는 피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계약서와 합의서가 그 돈의 용도를 사업 목적으로 묶어 두었다는 사정은 사업 전체를 위한 지출임을 보여줄 뿐, 건축이라는 좁은 범주에 대응한다는 증명이 되지는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판단
상고심의 주문은 다음과 같다.
1. 상고를 기각한다. 2.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대법원은 기록과 원심판결 및 상고이유를 모두 살펴보았으나 상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 해당하여 이유 없음이 명백하므로 같은 법 제5조에 따라 상고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심리불속행 기각이므로 대법원이 새로운 법리를 설시한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실질적인 법리는 제1심 판결과 항소심의 추가 판단에 있다. 인용할 때 심급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금액 구조
처분과 판결의 금액 관계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과세관청이 과세표준에서 누락됐다고 본 금액은 시행사 운영비 580,482,045원과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167,814,000원을 합한 748,296,045원이다. 이에 따른 부과 총액이 29,317,830원이다.
| 구분 | 과세표준 | 취득세 | 농어촌특별세 | 지방교육세 | 소계 | 결과 |
|---|---|---|---|---|---|---|
| 시행사 운영비 | 580,482,045원 | 19,952,050원 | 1,734,380원 | 1,056,520원 | 22,742,950원 | 전부 취소 |
|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 167,814,000원 | 5,768,030원 | 501,420원 | 305,430원 | 6,574,880원 | 취소 대상 아님 |
| 합계 | 748,296,045원 | 25,720,080원 | 2,235,800원 | 1,361,950원 | 29,317,830원 | 일부 취소 |
주문이 취득세 25,720,080원 중 5,768,030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한다는 형식을 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취소되는 것은 시행사 운영비 관련 세액이고,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관련 세액은 남는다. 세목별로 보면 취득세에서 19,952,050원, 농어촌특별세에서 1,734,380원, 지방교육세에서 1,056,520원이 취소되어 합계 22,742,950원이 사라지고, 6,574,880원이 남는다. 22,742,950원과 6,574,880원을 더하면 처분 총액 29,317,830원과 정확히 맞는다. 각 금액은 모두 가산세를 포함한 금액이다.
이 구조는 원고가 처분 전부를 다툰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이 취득가격에 포함되는지는 이 소송에서 다투어지지 않았고 판단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판결을 원인자부담금 과세에 관한 선례로 읽어서는 안 된다.
비교 판례
공개된 제1심 판결문이 법리 근거로 인용한 선례는 두 건이다.
| 사건번호 | 인용 주체 | 어떤 법리로 쓰였는가 |
|---|---|---|
| 2009두22034 | 제1심 법원 | 건축물 신축에 필요불가결한 준비행위로서 취득 전에 이루어진 직·간접적 부대비용은 취득가격에 포함된다는 법리다. 신축에 필요한 인·허가, 신축 자금 대출에 관한 자문, 신축 여부 결정을 위한 전제로서의 사업성 검토 등의 대가로 지급한 컨설팅 용역비가 그 예로 제시됐다 |
| 86누626 | 제1심 법원 | 과세처분의 위법을 이유로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에서 과세원인과 과세표준 등 과세요건이 되는 사실의 존재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입증책임이 있다는 법리다 |
두 선례의 조합이 이 사건의 결론을 만들었다. 2009두22034는 과세관청이 기댈 수 있는 선례다. 신축 준비행위의 대가라면 컨설팅 용역비처럼 형태가 관리비에 가까운 지출도 취득가격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그 선례가 정한 범주에 해당하는 준비행위, 곧 사업성 검토와 자금 대출 검토, 건축허가 검토가 운영비 지급 개시 전에 이미 끝난 것으로 보였다. 시점이 어긋난 것이다. 여기에 86누626의 입증책임 법리가 겹치면서, 범주에 든다는 점을 보이지 못한 쪽이 지는 구조가 됐다.
이 판결이 남긴 실질은 소거 논법의 차단이다. 취득가격 포함 여부는 판매비용이 아니라는 소극적 사정이 아니라 신축에 소요됐다는 적극적 사정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두 범주 사이에는 사업 일반을 위한 지출이라는 넓은 중간지대가 있고, 그 중간지대의 비용은 어느 쪽으로도 자동 배정되지 않는다.
실무 체크리스트
- 과세관청이 판매비용을 제외한 잔액을 취득가격으로 삼는 논리를 폈다면 입증책임 전도를 정면으로 다툰다. 분양비가 아니라는 사정만으로 건축비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 판시다.
- 시행사 운영비의 성격을 다툴 때는 지급 시점을 먼저 정리한다. 사업성 검토와 대출 자문, 인·허가 검토가 언제 끝났는지를 시간표로 만들면 그 이후 지출이 신축 준비행위와 무관하다는 논거가 선다.
- 시행사가 특수목적법인인지 확인한다. 이 사건에서는 시행사가 다른 사업장을 함께 운영하던 일반 개발회사였다는 점이 급여와 경비에 여러 업무의 대가가 혼재되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 시행사가 단일 사업만 수행하는 특수목적법인이라면 같은 논거를 그대로 쓰기 어렵다.
- 신고 단계에서 신축 준비행위의 대가를 성실히 반영해 둔다. 설계용역비와 감리비, 교통영향 분석비 등을 이미 취득가격에 포함해 신고했다는 사실은 나머지 지출의 성격을 다툴 때 신뢰의 기반이 된다.
- 신탁계약 특약과 시공사 합의서의 문구를 미리 읽는다. 자금 용도를 사업 목적으로 묶는 조항은 항소심에서 과세관청의 근거로 제시됐다. 다만 사업을 위한 지출이라는 점이 곧 건축을 위한 지출이라는 점을 증명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항소심의 판단이다.
- 자금 항목별로 증빙을 분리해 보관한다. 운영비를 총액으로만 지급하고 정산 자료를 남기지 않으면, 과세관청이 증명에 실패해 납세자가 이기더라도 분쟁 자체를 피하지는 못한다.
- 처분 중 다투지 않을 부분을 명확히 구분한다. 이 사건에서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관련 6,574,880원은 다투어지지 않아 그대로 남았다. 청구취지 설계 단계에서 다툴 범위를 확정해야 주문과 세액이 어긋나지 않는다.
- 가산세는 본세를 따른다는 점을 계산에 넣는다. 이 사건의 각 금액은 모두 가산세를 포함한 금액이고, 본세 부분이 취소되면서 함께 정리됐다.
- 행위시법 판본을 직접 확인한다. 판결문에 적힌 개정 표시에 오기가 있을 수 있고, 항 번호 체계도 판본에 따라 달라진다. 취득시기를 기준으로 연혁본을 열어 조문을 확인하는 절차를 생략하지 않는다.
- 심리불속행 기각 사건을 인용할 때는 심급을 구분한다. 실질 법리는 제1심과 항소심에 있고 대법원 판결은 상고를 기각한 것이다.
- 형식적 확정이 필요한 절차에서는 확정증명서를 따로 확인한다. 이 글은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했다는 사실까지만 확인했고 확정증명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참고 자료
- 서울행정법원 2021. 1. 27. 선고 2020구단64555 판결(제1심): https://www.law.go.kr/LSW/precInfoP.do?precSeq=420924&mode=0
- 서울고등법원 2021. 11. 5. 선고 2021누36044 판결(항소심): https://www.law.go.kr/LSW/precInfoP.do?precSeq=420902&mode=0
- 대법원 2022. 3. 11. 선고 2021두58530 판결(상고심): https://www.law.go.kr/LSW/precInfoP.do?precSeq=420904&mode=0
- 지방세법 제10조 [시행 2017. 1. 1.] [법률 제14475호, 2016. 12. 27., 일부개정]: https://www.law.go.kr/법령/지방세법/(20170101,14475,20161227)/제10조
- 지방세법 시행령 제18조 [시행 2017. 1. 1.] [대통령령 제27710호, 2016. 12. 30., 일부개정]: https://www.law.go.kr/법령/지방세법시행령/(20170101,27710,20161230)/제18조
이 글은 공개된 판결문과 취득시기 현재의 법령 문언을 근거로 작성한 분석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 자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