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개요
이 사건의 포인트는 “주주명부상 100% 주주”라는 외관과 “경영에 대한 실질 지배”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를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에 있다.
| 항목 | 내용 |
|---|---|
| 청구번호 | 조심2026서0127 |
| 결정일 | 2026.06.01 |
| 세목 | 기타 |
| 결정유형 | 취소 |
| 처분청 | 성동세무서장 |
| 쟁점 처분 | 체납법인의 2023부터 2024사업연도 법인세와 2024년 제1기 부가가치세 체납액에 대한 제2차 납세의무자 지정 및 납부고지 |
| 원문 | 조세심판원 결정문 |
체납법인은 2020.3.10. 설립된 육류 도매업 법인이다. 공개 결정문상 회사명, 금액, 상세 주소 등은 대부분 비식별 처리되어 있다. 청구인은 체납법인 설립일부터 2025.6.20. 폐업일까지 주주명부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상 발행주식 전부를 보유한 사람으로 되어 있었다.
처분청은 체납법인에 2023사업연도 법인세 등 4건의 세액을 경정고지했으나, 법인이 이를 체납하자 2025.10.31. 청구인을 과점주주로 보아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납부고지했다. 청구인은 2025.11.12.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조세심판원은 2026.6.1. 처분을 취소했다.
결정의 핵심은 단순히 “명의대여 주장을 했으니 취소”가 아니다. 청구인이 제출한 계좌자료, 메신저 대화, 녹취, 관련 법인 등기부, 형사 공소장 내용이 서로 맞물리면서 체납법인의 실질 운영자가 따로 있었다는 구조가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났고, 반대로 처분청은 청구인이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 체납법인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자료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
사실관계 구조
실질 운영자로 지목된 a
│
├─ 주식회사 C, D, F 등 관련 법인을 사실상 지배한 정황
│ ├─ C에서 청구인 계좌로 설립 자본금 명목 금액 이체
│ ├─ D 사무실에서 잔고증명서 등 설립 절차 진행
│ └─ F와 온라인 투자 구조에도 연결된 정황
│
├─ 직원 또는 관련자로 지목된 c
│ ├─ 청구인에게 설립 필요서류 안내
│ ├─ 사업자등록증 송부
│ └─ 대표자 변경등기 완료 안내
│
└─ 체납법인
├─ 주주명부상 청구인 100% 주주
├─ 청구인 명의 대표자 등록 이력 존재
├─ 2021.1.22. 청구인 사내이사 사임
├─ 2021.2.7. 국세청 전산상 대표자 변경
└─ 2025.6.20. 폐업
결정문상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 시점 | 사실관계 | 실무상 의미 |
|---|---|---|
| 2020.1.7. | 주식회사 B의 대표 b가 청구인에게 신규 법인 명의대여를 제안한 것으로 청구인이 주장 | 명의대여의 출발점. 누가 먼저 제안했고 어떤 대가와 기간을 설명했는지가 중요하다. |
| 2020.1.16. | a의 직원으로 지목된 c가 체납법인 설립 절차와 필요서류를 안내한 것으로 나타남 | 청구인이 독자적으로 법인을 설립한 것이 아니라 외부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는 정황이다. |
| 2020.2.20. | 주식회사 C에서 청구인 계좌로 설립 자본금 명목 금액이 입금 | 주금 납입 자금의 원천이 청구인 고유자금인지 판단하는 핵심 자료다. |
| 2020.3.10. | 체납법인 설립. 청구인은 주주명부상 100% 주주로 기재 | 처분청이 과점주주 판단의 출발점으로 삼은 외관 자료다. |
| 2020.3.11. | 체납법인 사업자등록증 발급 후 청구인이 받은 금액을 체납법인 계좌로 다시 송금한 것으로 주장 | 자금이 청구인을 거쳐 법인으로 이동한 구조로 볼 여지가 있다. |
| 2021.1.22. | 청구인이 법인등기부상 사내이사에서 사임 | 이 사건 체납세액의 납세의무 성립일보다 훨씬 앞선 시점이다. |
| 2021.2.7. | 국세청 전산자료상 대표자가 d로 변경 | 세무 전산상으로도 청구인의 대표자 지위가 종료된 정황이다. |
| 2023.12.31., 2024.6.30., 2024.12.31. | 쟁점 체납세액의 납세의무 성립일 | 제2차 납세의무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
| 2025.10.31. | 처분청이 청구인을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납부고지 | 주주명부상 100% 주주라는 외관에 근거한 처분이다. |
| 2026.6.1. | 조세심판원 취소 결정 | 실질 지배 입증이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
청구인은 체납법인이 단순한 일반 사업 법인이 아니라 온라인 투자 구조와 연결된 법인들 중 하나였다고 주장했다. 원문에는 a가 냉동육 거래를 내세워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지급할 것처럼 설명하고, 실제로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투자금을 편취했다는 형사 공소장 내용이 소개된다. 피해 투자자는 300여 명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해금액은 비식별 처리되어 있다.
또한 a가 같은 구조를 위해 6개의 유통법인과 3개의 냉동창고 법인을 포함한 다수의 위장계열사를 명의대여 방식으로 설립했다는 내용도 원문에 나타난다. 체납법인은 그중 하나로 지목되었다. 이 부분은 세무 사건에서 매우 중요하다. 형식상 주주가 누구인지보다, 누가 법인을 만들고 어떤 사업 또는 범행 구조에 사용했는지가 제2차 납세의무 판단의 중심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다만 청구인에게 불리한 사실도 있었다. 청구인은 주주명부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상 전 기간 100% 주주로 되어 있었고, 체납법인의 대표자로 등록된 이력도 있었다. 국세청 전산자료상 청구인은 체납법인으로부터 2020년과 2021년 1월에 급여를 수령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따라서 이 사건은 “외관 자료가 전혀 없는 사건”이 아니라, 외관 자료는 처분청에게 유리하지만 그 외관을 깨뜨릴 수 있는 실질 자료가 충분한지가 문제 된 사건이다.
핵심 쟁점
쟁점은 청구인이 쟁점 체납세액의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 체납법인의 과점주주로서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인지 여부다.
제2차 납세의무는 법인이 세금을 체납했다고 해서 아무 주주에게나 곧바로 확장되는 책임이 아니다. 국세기본법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출자자에게만 보충적으로 책임을 지운다. 특히 2021.1.1. 이후 법인의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분에 대해서는, 단순히 50% 초과 주식을 가진 외관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법인의 경영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인지가 핵심 요건으로 작동한다.
이 사건 체납세액의 납세의무 성립일은 2023.12.31., 2024.6.30., 2024.12.31.로 모두 2021년 이후다. 따라서 개정 전 법리에 가까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고, 경영 지배력이라는 추가 요건을 구체적으로 보아야 한다.
실무적으로는 다음 세 가지 질문으로 정리된다.
- 청구인이 주식을 실제로 취득했는가, 아니면 실질 운영자가 제공한 자금으로 명의만 보유했는가.
- 청구인이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 임원 임면, 사업방침, 자금집행, 투자유치, 법인 운영에 관여했는가.
- 주주명부, 등기부, 급여자료라는 외관을 청구인이 제출한 계좌자료, 형사사건 자료, 녹취와 대화자료가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가.
심판원은 이 세 질문에서 청구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실관계를 보았다. 특히 “체납세액의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라는 기준시점을 엄격하게 보았다. 청구인이 과거 설립 단계에서 명의상 대표자나 주주로 등장했다는 사실이 있더라도, 2023년과 2024년에 성립한 세금에 대해 제2차 납세의무를 지우려면 그 시점에 경영 지배력이 있었다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처분청 주장
처분청의 논리는 비교적 전형적인 과점주주 제2차 납세의무 부과 논리다.
첫째, 청구인은 체납법인의 주주명부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상 2020년 개업 시점부터 2025년 폐업 시점까지 체납법인의 주식 전부를 보유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주식 전부를 가진 사람이라면 소유비율 기준으로는 명백히 50%를 초과하므로 과점주주 외관이 있다.
둘째, 청구인은 법인 설립등기 시점부터 체납법인의 사내이사로 등재된 이력이 있었다. 처분청 입장에서는 단순한 명의상 주주가 아니라 법인 임원으로 등록되어 있었으므로, 외관상 경영 관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셋째, 처분청은 기존 판례 흐름을 근거로, 주주명부나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 객관 자료상 주주로 확인되면 과세관청의 기본 입증은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원문에서 처분청은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면서, 일단 주주로 보이는 사람이 실제로는 명의도용 또는 차명 등재였다고 주장한다면 그 특별한 사정은 명의자가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의 논리를 제시했다. 공개 결정문에는 구체 사건번호가 비식별 처리되어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별도 사건번호를 단정하지 않는다.
넷째, 처분청은 주주권 행사의 현실적 실적까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보았다.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 보유 주식에 관하여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충분하고, 실제로 회사경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과점주주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처분청의 주장은 실무에서 자주 등장한다. 세무서가 보유한 기본 자료는 주주명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법인등기부, 사업자등록 이력, 급여자료 등이다. 이 자료에 모두 특정인이 주주 또는 임원으로 나타나면, 세무서 입장에서는 그 사람을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할 유인이 크다. 특히 체납법인의 재산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법인의 배후 책임자를 찾는 절차가 빠르게 진행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처분청 논리의 약점은 개정된 국세기본법 제39조의 문언을 충분히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이다. 2021년 이후 납세의무가 성립한 세액에 대해서는 “경영에 대하여 지배적인 영향력”이라는 요건을 봐야 하는데, 처분청이 제시한 자료는 주로 명의와 외관에 머물렀다. 심판원은 바로 이 지점을 문제 삼았다.
청구인 주장
청구인의 주장은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나는 100% 주주로 기재되어 있었지만, 실제 주주도 실질 운영자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주장이 받아들여진 이유는 단순한 해명서 때문이 아니라, 여러 자료가 같은 방향을 가리켰기 때문이다.
청구인은 주식회사 B의 대표 b로부터 명의대여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b는 냉동 소고기 수입, 보관, 유통업체가 수익을 내고 있고, 창고 규모가 커질 경우 사업상 불리한 점이 있어 여러 명의대여 법인을 설립해 창고 규모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청구인은 약 1년 정도만 명의를 빌려주면 된다는 설명을 듣고 수락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청구인은 a의 직원으로 지목된 c로부터 설립 절차를 안내받았고, 주식회사 C로부터 체납법인 설립 자본금 명목 금액을 송금받았다. 청구인은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아 주식회사 D 사무실에 전달했고, 체납법인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은 후 개설된 체납법인 계좌로 받은 금액을 다시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이 구조가 사실이라면 청구인이 자신의 자금으로 주식을 취득한 것이 아니라, 실질 운영자 측 자금이 청구인을 거쳐 법인으로 들어간 셈이다.
청구인은 2021.1.21. c에게 대표자 사임을 문의했고, 2021.1.28. 대표자 변경등기가 완료되었다는 회신을 받았으므로 명의대여 관계가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점은 납세의무 성립일과 연결된다. 이 사건 체납세액은 2023년과 2024년에 성립한 세액인데, 청구인은 그보다 약 3년 전 이미 임원에서 물러났고 대표자 변경도 이루어졌다고 본 것이다.
청구인은 또 a가 체납법인을 포함한 여러 명의대여 법인을 이용해 온라인 투자 구조를 만들고 투자금을 편취했다는 형사사건 자료를 제출했다. 원문에 따르면 a는 수원지방법원에 사기죄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었고, 공소장에는 a가 명의대여를 통해 설립한 육류유통법인에 체납법인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구인이 제출한 자료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2020.1.14. 체납법인 설립 필요서류를 안내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 2020.2.20. D 사무실 방문 및 잔고증명서 제출 안내 메시지
- 2020.3.11. 체납법인 사업자등록증 송부 메시지
- 2021.1.28. 대표자 변경등기 완료 안내 메시지
- 주식회사 C에서 청구인 계좌로 설립 자본금 명목 금액이 입금된 계좌거래 내역
- 주식회사 C, D, F, G 등 관련 법인의 등기부
- c가 a의 직원으로서 시키는 대로 했다는 취지의 전화통화 녹취록
- b가 C와 D의 실질 운영자가 a라고 말한 취지의 전화통화 녹취록
- a의 사기죄 공소장 내용
공인회계사 실무 관점에서 보면 이 자료 묶음은 제2차 납세의무 불복에서 필요한 세 가지 축을 갖추고 있다. 첫째, 자금 출처가 청구인이 아니라는 계좌 증거가 있다. 둘째, 설립과 변경 절차를 누가 지시했는지 보여주는 대화자료가 있다. 셋째, 실질 운영자가 누구인지 외부 공적 절차에서 드러난 형사사건 자료가 있다. 명의대여 주장은 말로만 하면 약하지만, 이 세 축이 결합되면 주주명부의 외관을 흔들 수 있다.
관련 법령
이 사건 판단의 중심 조문은 국세기본법 제14조와 제39조다. 결정문은 국세기본법 제39조를 2023.12.31. 법률 제19926호로 개정된 법 기준으로 정리했다. 이 사건 체납세액의 납세의무 성립일이 2023년 말부터 2024년이므로, 해당 시점 법령을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
국세기본법 제14조는 과세 대상이 되는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을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보아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한다. 이 조문은 명의와 실질이 갈라지는 사건에서 기본 원칙으로 작동한다.
이 사건에서 주주명부상 명의는 청구인에게 있었다. 그러나 청구인은 설립 자금, 법인 설립 절차, 실제 운영, 투자 구조, 형사 공소장 내용을 통해 실질 귀속자가 a라고 주장했다. 심판원은 국세기본법 제14조를 직접적인 결론 조문으로만 쓴 것이 아니라, 제39조의 과점주주 요건을 해석하는 바탕으로 함께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세기본법 제39조 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
국세기본법 제39조는 법인의 재산으로 그 법인에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 및 강제징수비에 충당해도 부족한 경우, 일정한 출자자에게 그 부족액에 대해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시킨다. 과점주주에 대해서는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 중 실질적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주식 수 또는 출자액에 따라 책임 한도를 계산한다.
특히 쟁점이 된 제39조 제2호는 과점주주를 “주주와 그의 특수관계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로서 그들의 소유주식 합계 또는 출자액 합계가 해당 법인의 발행 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50을 초과하면서 그 법인의 경영에 대하여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들”로 규정한다.
여기서 실무상 중요한 표현은 “경영에 대하여 지배적인 영향력”이다. 단순히 지분율이 높다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임원 임면, 사업방침 결정, 자금 집행, 주요 계약, 투자 유치, 회계와 세무 신고의 지시 관계 등 실제 경영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보아야 한다.
2020.12.22. 개정의 의미
결정문은 국세기본법 제39조가 2020.12.22. 법률 제17650호로 개정되기 전에는 과점주주의 범위를 “주식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들”로 정했다가, 개정 후에는 “법인의 경영에 대하여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들”로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적용 시기는 2021.1.1. 이후 법인의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분부터다.
이 변화는 이 사건 결론에 결정적이다. 체납법인의 쟁점 세액은 모두 2021년 이후 납세의무가 성립했다. 따라서 처분청이 과거 판례 흐름처럼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를 강조하더라도, 심판원은 개정 후 문언에 맞추어 경영 지배력의 실제 존재를 확인해야 했다.
국세징수법상 납부고지 절차
결정문은 제2차 납세의무자에게 체납액의 과세기간, 세목, 세액, 산출 근거, 납부기한, 납부장소, 제2차 납세의무자로부터 징수할 금액과 산출 근거 등을 적은 납부통지서로 고지해야 한다는 국세징수법상 절차 규정도 함께 인용한다.
이 사건의 본질적 쟁점은 납부통지서 형식이 아니라 청구인이 제2차 납세의무자에 해당하는지였지만, 실무에서는 절차 요건도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 제2차 납세의무 사건은 “누가 책임자인가”와 “어떤 절차로 고지했는가”가 동시에 문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판원 판단
조세심판원은 처분청의 제2차 납세의무자 지정 및 납부고지 처분을 취소했다. 판단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심판원은 국세기본법 제39조 개정 취지를 중요하게 보았다. 개정 후 규정은 조세징수 확보 필요성은 인정하되, 원래 납세의무자인 법인의 체납을 이유로 사법관계를 지나치게 흔들지 않도록 실제로 법인의 운영을 지배할 수 있는 출자자에게만 보충적 납세의무를 부담시키려는 취지로 이해했다. 결정문은 임원 임면권 행사, 사업방침 결정 등 사실상 법인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
둘째, 청구인은 주주명부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상 주주로 등재되어 있었지만, 체납법인 설립 당시 자신의 자금이 아니라 a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주식회사 C로부터 받은 금액을 주금으로 납입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이는 청구인이 주식의 경제적 소유자였는지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셋째, 청구인은 체납세액의 납세의무 성립일보다 앞선 2021.1.22. 체납법인의 법인등기부상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이 사건 세액의 납세의무 성립일은 2023.12.31., 2024.6.30., 2024.12.31.이었다. 따라서 과거에 임원으로 등재된 이력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2023년과 2024년에 경영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넷째, a의 사기죄 공소장에는 a가 체납법인의 실질 운영자이고, 온라인 투자 사기에 체납법인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판원은 이 자료를 통해 청구인이 형식상 주주에 가까우며 체납법인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섯째, 처분청은 청구인이 체납법인의 경영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별도 입증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주주명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기부 등은 출발점으로 의미가 있지만, 이 사건처럼 반대 자료가 구체적으로 제출된 상황에서는 그것만으로 개정 후 과점주주 요건을 충족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심판원은 청구인을 체납법인의 과점주주로 보아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납부고지한 처분이 잘못이라고 보았다. 주문도 재조사나 경정이 아니라 취소다. 이는 심판원이 현재 제출된 자료만으로도 청구인에게 제2차 납세의무를 지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이 결정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명의대여자라면 언제나 책임이 없다”는 식의 단순한 결론이 아니라는 점이다. 청구인은 자기 명의로 주주가 되어 있었고, 대표자 및 사내이사 이력도 있었으며, 일부 급여자료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취소가 된 이유는 쟁점 세액의 납세의무 성립일, 설립 자금의 출처, 실질 운영자를 가리키는 형사자료, 사임 시점, 처분청 입증 부족이 하나의 방향으로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과거 결정례 또는 판례 비교
결정문에는 참조결정으로 조심2022부5834가 표시되어 있다. 해당 결정은 2023.1.11. 의결된 제2차 납세의무 사건으로, 국세기본법 제39조 개정 전후의 적용 차이가 핵심적으로 문제 된 사례다.
조심2022부5834의 공개 요지를 보면, 2020.12.31. 이전에 납세의무가 성립한 체납세액에 대해서는 개정 전 규정이 적용되어 주주가 배당금 수령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면 제2차 납세의무 지정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반면 2021.1.1. 이후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분은 개정 후 요건을 적용해야 하므로, 그 부분은 제외하여 경정하도록 판단했다.
이 사건 조심2026서0127은 그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쟁점 체납세액의 납세의무 성립일이 모두 2021년 이후이므로, 심판원은 과점주주 판단에서 단순 주주권 행사 가능성보다 경영 지배력의 실제 존재를 더 강하게 요구했다. 따라서 두 사건의 차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구분 | 조심2022부5834 | 조심2026서0127 |
|---|---|---|
| 핵심 시기 | 개정 전후 세액이 함께 문제 된 사건 | 쟁점 세액이 모두 2021년 이후 성립한 사건 |
| 판단 축 | 개정 전 세액은 주주권 행사 가능성, 개정 후 세액은 경영 지배력 요건 구분 | 개정 후 경영 지배력 요건을 중심으로 판단 |
| 결론 | 일부 취소 또는 경정 취지 | 제2차 납세의무자 지정 및 납부고지 취소 |
| 실무 메시지 | 납세의무 성립일별로 적용 법령을 나누어야 함 | 명의상 100% 주주라도 실질 지배가 없으면 책임을 제한할 수 있음 |
처분청이 원문에서 언급한 대법원 판례 흐름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공개 결정문에는 사건번호가 비식별 처리되어 있어 이 글에서 구체 번호를 적지는 않는다. 다만 그 취지는 대체로, 주주명부 등 자료에 의해 주식 소유 사실이 인정되면 과세관청의 기본 입증은 이루어지고, 실제로는 명의도용 또는 차명 등재였다는 특별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사 쟁점과 비교하면, 조심2026서0127은 그 기본 법리를 부정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청구인이 그 특별한 사정을 상당히 구체적인 자료로 제시했고, 2021년 이후 법령상 “경영에 대한 지배적인 영향력”이라는 요건이 추가로 중요해졌기 때문에 처분청 처분이 유지되지 않은 사례로 보아야 한다.
실무상 이 차이를 놓치면 위험하다. 명의상 주주가 불복을 제기한다고 해서 모든 사건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자금출처가 불분명하고, 명의자가 계속 대표자로 활동했으며, 거래처 계약과 세금계산서 발행, 급여 지급, 법인카드 사용, 은행 업무를 직접 처리했다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이 사건처럼 명의자의 관여가 설립 절차에 제한되고, 실질 운영자를 가리키는 외부 자료가 있으며, 납세의무 성립일 전 임원 지위가 종료되었다면 다툴 여지가 커진다.
실무 체크리스트
제2차 납세의무 불복을 검토할 때는 “명의대여였다”는 결론부터 쓰기보다, 아래 항목을 사건 파일로 만들어 확인해야 한다.
- 체납세액별 납세의무 성립일을 세목별로 분리했는가.
- 각 납세의무 성립일에 적용되는 국세기본법 제39조 버전을 확인했는가.
- 주주명부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상 지분율 변동 내역을 확보했는가.
- 법인등기부상 대표자, 사내이사, 감사 등 임원 변동일을 납세의무 성립일과 대조했는가.
- 사업자등록 정정 이력과 국세청 전산상 대표자 변경일을 확인했는가.
- 설립 자본금 또는 주금 납입액의 실제 자금 출처를 계좌자료로 추적했는가.
- 명의자 계좌에 들어온 돈이 곧바로 법인 계좌로 이전되었는지 흐름을 정리했는가.
- 설립 절차를 누가 지시했는지 보여주는 메신저, 이메일, 문자, 녹취가 있는가.
- 법인 인감, 통장, 인증서, 전자세금계산서 계정, 홈택스 권한을 누가 관리했는가.
- 주요 매출처, 매입처, 투자자, 금융기관과의 의사소통을 누가 했는가.
- 급여자료가 있다면 실제 근로 제공인지, 명의상 보수 처리인지 구분할 자료가 있는가.
- 형사사건 공소장, 판결문, 수사자료 등 실질 운영자를 특정하는 외부 자료가 있는가.
- 처분청이 주장하는 “주주권 행사 가능성”과 청구인이 주장하는 “경영 지배력 부재”를 구분해 반박했는가.
- 제2차 납세의무 납부통지서에 세목, 세액, 산출근거, 책임 한도 등이 적정하게 기재되었는가.
- 재조사, 경정, 취소 중 어느 결론을 목표로 할지 증거 수준에 맞게 전략을 세웠는가.
공인회계사 입장에서 가장 먼저 볼 자료는 계좌다. 명의대여 사건에서 말은 쉽게 바뀌지만 돈의 이동은 비교적 선명하게 남는다. 설립 자본금이 명의자 고유자금인지, 제3자 자금인지, 입금 후 바로 법인 계좌로 이동했는지, 이후 법인의 자금 집행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시간순으로 그려야 한다.
두 번째는 기준시점이다. 과점주주 제2차 납세의무는 처분일의 인상이나 과거 설립 당시의 인상이 아니라, 체납세액별 납세의무 성립일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법인세, 부가가치세, 원천세 등 세목에 따라 성립일이 다를 수 있으므로 하나의 사건 안에서도 책임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세 번째는 외부 절차 자료다. 형사 공소장이나 판결문에 실질 운영자가 특정되어 있으면 세무 불복에서도 매우 강한 자료가 된다. 이 사건에서도 a의 사기죄 공소장 내용은 청구인이 형식상 주주라는 판단을 뒷받침하는 주요 자료로 작동했다.
참고 자료
- 조세심판원 결정례 조심2026서0127, 2026.06.01.
- 조세심판원 원문: 청구인을 체납법인의 과점주주로 보아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납부고지한 처분의 당부
-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
- 국세기본법 제39조 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
- 국세징수법상 제2차 납세의무자 등에 대한 납부고지 관련 규정.
- 참조결정: 조심2022부5834, 2023.01.11.
- 원문 기반 내부 자료:
drafts/taxdesk/source/조심2026서0127.json.
본 글은 공개된 조세심판원 결정문을 바탕으로 세무 실무 관점에서 재구성한 분석이다. 공개 결정문에서 비식별 처리된 금액, 회사명, 일부 사건번호는 추가로 추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