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유통 구조가 낯설고 관계 법인이 중간에 놓여 있다는 사정만으로 세금계산서를 곧바로 가공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이 사건에서 조세심판원은 처분청이 제시한 의심 정황을 상당 부분 인정하면서도, 과세의 결론은 결국 실제 재화의 이동, 대금 흐름, 계약과 거래명세, 조세회피 결과의 존재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반대로 개인 계좌에 반복 입금된 현금에 대해서는 납세자가 구체적인 반증을 내지 못한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 개요
| 항목 | 내용 |
|---|---|
| 청구번호 | 조심2026서0757 |
| 결정일 | 2026.06.05 |
| 세목 |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관련 쟁점 포함 |
| 결과 | 경정 |
| 주요 결론 | 의약품 거래 관련 세금계산서는 실지거래에 따른 정상 세금계산서로 보아 경정. 개인 계좌 현금 입금액 관련 수입금액 누락 주장은 기각. |
| 원문 | 조세심판원 결정문 |
청구인 b는 피부과 의원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이고, 청구법인 a는 b가 대표이사인 의약품 도매업 법인이다. 청구인들은 2021년부터 보톡스 등 의약품을 거래하면서, b가 제약회사에서 의약품을 매입한 뒤 이를 a에 판매하고, a가 수출업체에 다시 판매하는 구조를 사용했다.
처분청은 이 구조를 독립된 사업자가 순차적으로 거래한 것이 아니라, b가 직접 하기 어려운 의약품 유통을 법인 a를 통하여 외형상 정상거래처럼 보이게 한 구조라고 보았다. 그래서 a가 발급하거나 수취한 세금계산서를 가공세금계산서로 확정하고, a와 b에게 2021년 제1기부터 2024년 제2기까지의 부가가치세를 경정 고지했다. 또 b 개인 계좌에 자동화기기로 반복 입금된 현금을 의원의 수입금액 누락으로 보아 2022년 귀속 종합소득세도 과세했다.
심판원의 결론은 양분되었다. 첫째, 의약품 거래에 관한 세금계산서 부분은 처분청의 전면 부인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아 청구인들에게 유리하게 경정하도록 했다. 둘째, b 개인 계좌 현금 입금액은 이미 신고된 현금수입을 나중에 입금한 것이라는 청구인 주장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아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관계 구조 또는 거래 구조
이 사건의 거래 구조는 단순히 “관계 법인이 중간에 있다”는 한 줄로 끝나지 않는다. 세무상 위험은 거래 단계별 역할이 실제로 있었는지, 각 단계의 증빙이 서로 맞물리는지, 그리고 그 구조가 세금 부담을 부당하게 줄이는 결과를 낳았는지에서 발생한다.
제약회사
↓ 의약품 공급
피부과 의원 사업자 b
↓ 세금계산서와 거래명세서 발행, 대금 수수
청구법인 a
↓ 수출업체에 판매, 영세율 매출 관련 자료 제출
의약품 수출업체
↓
해외 또는 수출 목적 거래
원문상 중요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인적 관계와 사업장 관계
b는 의원을 운영하면서 a의 대표이사이자 지배주주였다. a는 2015년 12월 설립되었고, b가 운영하는 의원과 같은 건물 내 다른 층에서 의약품 도매업 등을 영위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처분청은 이 점을 “독립성이 약하다”는 근거로 보았고, 청구인들은 소규모 관계 법인에서 일부 인력과 공간이 가까운 것은 자연스러운 운영 방식이라고 설명했다.세금계산서 흐름
b가 제약회사에서 의약품을 매입하고 a에 판매하면, a가 수출업체에 매출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흐름이었다. 처분청은 a가 일부 기간에 매출세금계산서를 먼저 발급하고 이후 b 측으로부터 매입세금계산서를 받은 사례, 두 사업장의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환경이 같았다는 점을 비정상 정황으로 보았다.물량 흐름과 수출 자료
청구인들은 거래명세서, 거래약정서, 수출실적증명서, 구매확인서 등을 제출했다. 심판원은 청구인들이 의약품을 수출업체를 통하여 실제 수출한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처분청도 다투지 않았다고 보았다. 이 지점이 세금계산서 전면 부인의 결론을 막은 핵심이다.자금 흐름
처분청은 수출업체가 a 계좌로 대금을 선지급하면 a가 당일 야간 또는 다음날 새벽 b가 운영하는 의원 쪽 계좌로 대금을 이체했다는 점을 들어 a가 자금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청구인들은 대표이사가 자금관리를 주도할 수 있고, 관계 회사 사이의 정산은 가수금 등 회계처리로 설명된다고 주장했다.현금 입금 쟁점
별도로 b의 여러 개인 계좌에 2022년 중 자동화기기를 통한 현금 입금이 반복되었다. 처분청은 보톡스 재고대장상 수량 차이와 진료기록부상 사용량이 과다하다는 분석을 결합하여, 해당 현금이 의원의 누락 수입이라고 보았다. 청구인들은 이미 현금영수증을 발행한 진료비를 보관하다 입금한 것이라고 했지만, 심판원은 그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핵심 쟁점
이 결정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쟁점 1. 관계 법인을 중간에 둔 의약품 거래를 가공거래로 볼 수 있는가
처분청은 a가 독립된 사업활동을 한 법인이 아니라 b가 의약품 유통을 하기 위해 끼워 넣은 형식상 거래당사자라고 보았다. 그래서 b와 a 사이, a와 수출업체 사이에서 발급되고 수취된 세금계산서를 모두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보았다.
반면 청구인들은 제약회사와 수출업체의 거래 관행 때문에 의원과 법인이 각각 필요한 역할을 했고, 실제 의약품의 물량 이동, 거래명세서, 수출 자료, 대금 수수가 있었으므로 전체 거래를 가공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세무 실무에서는 이 쟁점이 매우 중요하다. 특수관계자 거래나 관계 법인을 통한 거래가 불편한 모양새를 가진다고 해서 곧바로 가공거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법인이 가격 협상, 주문, 검수, 재고 위험, 운송 관리, 대금 회수 중 무엇을 했는지 설명하지 못하면 과세관청의 공격을 받기 쉽다.
쟁점 2. 개인 계좌 현금 입금액을 수입금액 누락으로 볼 수 있는가
b 개인 계좌에 여러 차례 현금이 입금된 사실도 별도 쟁점이었다. 처분청은 재고누락과 보톡스 사용량 과다 기재를 근거로, 실제로는 현금 매출을 누락한 뒤 개인 계좌에 입금한 것이라고 보았다. 청구인들은 외국인 환자 등으로부터 받은 현금 진료비를 이미 신고했고, 이후 보관하던 현금을 가족이 입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분에서 심판원은 세금계산서 쟁점과 다른 결론을 냈다. 금융계좌에 계속 반복적으로 입금된 현금이 사업 수입이 아니라는 점은 납세자가 설명해야 하는데, 청구인들이 이를 입증할 객관 자료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처분청 주장
처분청의 논리는 “a는 독립된 의약품 도매 법인이 아니라 도관회사이고, b가 실제 거래를 모두 주도했다”는 데 집중되어 있다. 원문상 처분청이 제시한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약사법 위반 가능성을 피하기 위한 외형이라는 의심
처분청은 b가 의원 개설자로서 직접 의약품을 유통하면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으므로, 배우자 지분까지 포함해 가족이 지배하는 a를 거래 중간에 넣었다고 보았다. 특히 b가 2021년 4월 직접 영세율 매출을 한 뒤 2021년 5월부터 a를 통해 거래하기 시작한 점을 의심했다.a의 인적 조직이 약하다는 점
2021년에 a 소속 근로소득자가 없었고, 이후 근무자로 제시된 직원들도 의원 쪽에서 계속 근무했거나 급여 대부분을 의원에서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들었다. 처분청은 a에서 보톡스 등 의약품의 정보 파악, 상담, 발주, 보관, 자금관리, 세금계산서 발급을 전담한 직원이 없었다고 주장했다.b가 거래조건과 자금흐름을 직접 관리했다는 점
세무조사 당시 쟁점거래를 설명할 수 있는 직원이 없었고, b와 수출업체 사이의 메시지에서 b가 단가 협상, 제품 발주, 입출고를 관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수출업체가 b를 “원장”으로 불렀다는 점도 b 개인의 관여를 보여주는 사정으로 보았다.a가 재고와 자금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다는 점
수출업체가 a에 대금을 선지급하면 a가 그 자금을 거의 즉시 의원 쪽으로 넘겼고, 영세율 매출에 따른 환급세액도 의원 쪽으로 이동했다는 점이 제시되었다. 처분청은 이 흐름을 볼 때 a가 자기 계산과 책임으로 의약품을 매입해 판매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전자세금계산서와 거래 시점의 비정상성
a와 의원의 전자세금계산서가 같은 컴퓨터 환경에서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고, a가 수출업체에 먼저 매출세금계산서를 발급한 뒤 나중에 의원에서 매입세금계산서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처분청은 독립된 정상사업자 사이에서는 보기 어려운 거래형태라고 보았다.개인 계좌 현금 입금은 수입금액 누락이라는 주장
b 개인 계좌에 2022년 중 자동화기기를 통한 현금 입금이 반복되었고, 입금 장소도 여러 지역으로 분산되어 있었다. 처분청은 보톡스 재고대장상 누락분, 진료기록부상 사용량 과다, 피부과 전문의 자문 등을 결합하여 이 현금이 의원의 누락 매출이라고 보았다.
처분청 주장의 강점은 정황 자료가 많았다는 점이다. 같은 건물, 같은 대표자, 같은 전산 환경, 빠른 자금 이동, 직원 구분의 불명확성은 모두 조사 현장에서 실제로 자주 문제 되는 요소다. 그러나 심판원은 이러한 정황이 “거래 전체가 없었다”는 결론으로 곧바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았다.
청구인 주장
청구인들의 주장은 “거래 구조가 특이할 수는 있지만, 실제 의약품 거래와 수출이 있었고 조세회피 결과도 없었다”는 데 맞추어져 있다.
거래상대방의 요구와 사업상 필요
청구인들은 제약회사가 의원과의 거래를 요구했고, 반대로 수출업체는 법인사업자와 거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미 설립되어 있던 a를 활용해 의원과 수출업체 사이의 거래를 관리한 것이지,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만들기 위한 구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실제 물량 흐름과 수출 자료
청구인들은 의약품의 물량 흐름에 따라 거래명세표를 작성했고, 사업장별로 대금을 수수하면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고 했다. 또한 a의 수출실적증명서, 구매확인서, 수출업체와의 거래약정서 등을 제출해 실제 수출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a의 법인 실체
a는 2015년에 설립되어 별도 사업장을 임차했고, 사업자등록상 의약품 도소매업과 수출업 등을 영위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청구인들은 법인세 등 세금 신고, 원천징수, 직원 급여 지급이 있었고, 일부 인력과 공간 공유는 소규모 관계 회사에서 통상적인 운영 방식이라고 설명했다.대표이사의 직접 관여는 법인 실체 부인의 근거가 아니라는 주장
b가 a의 대표이사이자 지배주주인 이상 거래조건을 결정하고 자금 이체를 관리한 것은 자연스럽다는 취지다. 특히 대표가 영업과 자금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중소 법인은 많으므로, 대표 관여 자체를 이유로 법인을 없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다.약사법 문제와 세금계산서 허위 여부는 별개
청구인들은 설령 의약품 유통 과정에서 다른 법률상 다툼이 있더라도, 세법상 가공거래 여부는 실제 재화 이동과 대금 지급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약사법 위반 가능성이 곧 세금계산서 허위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현금 입금액에 대한 반박
b는 외국인 환자 비중이 높아 현금 결제가 잦았고, 현금영수증을 발행한 뒤 보관하던 현금을 나중에 입금한 것이라고 했다. 처분청이 환자별 진료카드와 신고내역을 충분히 대사하지 않고 현금 입금액만으로 누락을 추정했다고 비판했다.
청구인 주장의 핵심은 “문서와 실물이 존재하는 거래를 과세관청이 정황만으로 전면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현금 입금 쟁점에서는 그 현금이 이미 신고된 매출이라는 점을 입금일, 보관 내역, 현금영수증, 장부, 가족의 입금 경위까지 연결해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약점이 되었다.
관련 법령
결정문이 제시한 관련 법령은 아래와 같다. 실무적으로는 조문 자체보다 각 조문이 어떤 증명 문제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1.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
국세기본법 제14조는 과세대상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과 계산을 형식이 아니라 실질에 따라 보도록 한다. 또한 제삼자를 통하거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쳐 세법상 혜택을 부당하게 받은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경제적 실질에 따라 직접 거래 또는 하나의 연속 거래로 볼 수 있도록 한다.
이 사건에서 처분청은 이 조항을 바탕으로 a를 중간에 둔 거래를 b의 직접 거래처럼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그러나 실질과세는 “이상해 보이는 구조를 과세관청이 원하는 대로 다시 그리는 도구”가 아니다. 실질과세를 적용하려면 명의와 실질의 괴리, 부당한 세법상 혜택, 가장행위 또는 실물 부재를 뒷받침하는 구체 자료가 필요하다.
2. 부가가치세법 제32조, 세금계산서 발급
부가가치세법 제32조는 사업자가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는 경우 세금계산서를 발급해야 한다고 정한다. 공급자, 공급받는 자, 공급가액, 세액, 작성일자 등 핵심 기재사항이 세금계산서의 기본이다.
이 사건에서는 세금계산서가 형식상 발급되었다는 데에는 큰 다툼이 없었다. 문제는 그 세금계산서가 실제 공급관계와 맞는지, 즉 “누가 실제 공급자이고 누가 실제 공급받는 자인지”였다.
3. 부가가치세법 제39조,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의 매입세액 불공제
부가가치세법 제39조는 필요적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르게 적힌 세금계산서에 대해서는 매입세액을 공제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그래서 가공거래나 명의위장 거래로 판단되면 매입세액 불공제, 가산세, 환급 배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처분청은 a가 실제 거래당사자가 아니므로 a 명의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르다고 보았다. 심판원은 물량 흐름과 수출 사실, 거래약정서와 거래명세서, 조세회피 결과의 부재 등을 종합해 이 전면 부인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4. 부가가치세법 제60조, 세금계산서 관련 가산세
부가가치세법 제60조는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공급받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경우 등에 대한 가산세를 정한다. 또 실제 공급자나 공급받는 자가 아닌 자의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경우도 가산세 대상이 된다.
가공세금계산서 사건에서 이 조항은 금액 효과가 크다. 본세뿐 아니라 가산세가 붙고, 반복 거래 기간 전체가 문제 되면 회사의 현금흐름에 직접 타격을 준다. 따라서 거래 초기부터 거래당사자의 역할과 증빙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5. 소득세법 제24조와 제80조
소득세법 제24조는 총수입금액 계산 원칙을, 제80조는 신고 내용에 탈루 또는 오류가 있는 경우 과세관청이 결정이나 경정을 할 수 있다는 근거를 둔다. 개인사업자의 계좌에 반복 입금된 현금이 있을 때 과세관청은 이를 사업 수입으로 추정하는 방향의 조사를 진행하기 쉽다.
이 사건에서 심판원은 자동화기기 현금 입금액이 이미 신고된 수입이라는 청구인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금융계좌 입금액이 사업 수입이 아니거나 이미 신고된 금액이라는 점은 납세자가 장부와 현금 보관 내역, 입금 경위로 구체적으로 연결해 설명해야 한다.
6. 약사법 제44조
약사법 제44조는 약국 개설자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다는 취지의 규정을 둔다. 처분청은 이 조항을 배경으로 b가 직접 의약품 유통을 하기 어려워 a를 끼워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판원은 약사법 위반 회피 의심 자체만으로 세금계산서 전체를 가공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보았다. 세법상 부인 여부는 결국 실제 재화 공급, 대금 지급, 거래당사자 역할, 조세회피 결과라는 세법 고유의 판단 요소로 돌아가야 한다.
심판원 판단
심판원은 세금계산서 쟁점과 현금 입금 쟁점을 나누어 판단했다.
1. 세금계산서 쟁점은 청구인들에게 유리하게 판단
심판원은 처분청이 제시한 의심 정황을 가볍게 본 것은 아니다. a와 의원 사이의 관계가 가깝고, 대표자 b가 거래조건과 자금관리에 깊이 관여했으며, 일부 인력과 공간이 공유되고, 세금계산서 발급 환경이 겹친 사정은 모두 원문에 나타난다. 그러나 심판원은 그 사정만으로 “a가 없는 회사이고 쟁점거래 전체가 가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판단의 핵심은 다음 네 가지다.
- 약사법 위반 회피 의심은 과세근거로 충분하지 않다. 처분청 논리대로라면 b가 a에 의약품을 판매한 행위 자체도 같은 법 위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약사법 회피 의심만으로 세금계산서를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 a를 통한 거래에 사업상 설명 가능성이 있었다. 청구인들은 수출업체들이 법인사업자와 거래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 대형 수출업체를 제외하면 의원이 제약회사로부터 의약품을 비교적 쉽게 공급받을 수 있어 a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 법인 실체를 완전히 부인하기는 어려웠다. a는 별도 사업장을 임차했고, 원천징수 자료상 다수 직원이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직원이 관계 사업장 업무를 함께 했다고 해서 a 소속 업무를 전담한 직원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 실제 수출과 거래자료가 있었다. a와 의원, a와 수출업체 사이의 거래약정서, 거래명세서, 세금계산서가 존재했고, 의약품이 수출업체를 통해 실제 수출된 사실에 대해서는 처분청도 이견이 없었다.
또한 심판원은 이 거래가 폭탄업체를 끼운 순환거래나 자전거래처럼 조세를 포탈하기 위한 전형적인 구조라고 보기 어렵고, 조세회피의 목적 또는 결과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b가 a의 대표이사이자 지배주주이므로 거래조건 결정과 자금관리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쟁점거래 전체를 가공거래라고 단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심판원은 2021년 제1기부터 2024년 제2기까지의 의약품 거래에서 b와 a가 제약회사 및 수출업체와 수수한 세금계산서를 실지거래에 따라 정상적으로 수수한 세금계산서로 보아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하라고 주문했다.
2. 현금 입금액 쟁점은 청구인들에게 불리하게 판단
반면 b 개인 계좌에 자동화기기로 입금된 현금에 대해서는 청구인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판원은 b가 2022년에 여러 개인 계좌로 반복적인 현금 입금을 받았고, 다양한 영업소에서 현금이 입금된 사실에 주목했다.
청구인들은 해당 현금이 이미 이전 과세기간 또는 해당 기간에 현금수입으로 신고된 금액을 보관했다가 입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판원은 다음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았다.
- 계속 반복적으로 입금된 현금이 수입금액 누락이 아니라는 점은 b가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 b는 현금수입금액으로 신고했던 금액을 보관했다가 입금했다는 주장만 했을 뿐, 현금 보관과 입금의 연결관계를 보여주는 객관 증빙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
- 처분청은 단순히 개인 계좌 입금 사실만 본 것이 아니라, 보톡스 재고대장상 수량 차이와 진료기록부상 사용량 과다 문제도 함께 제시했다.
- b는 재고자산 월별 수량 차이가 단순 오류라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객관 증빙이 부족했다.
이 부분은 실무적으로 뼈아픈 대목이다. 세금계산서 쟁점에서는 처분청의 전면 부인이 과하다고 보았지만, 개인 계좌 현금 입금은 납세자의 설명 책임이 무겁게 작동했다. 같은 사건 안에서도 “과세관청의 증명 부족”과 “납세자의 반증 부족”이 서로 다른 결론을 만들 수 있다.
과거 결정례 또는 판례 비교
이 결정문에는 참조결정과 따른결정이 별도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특정 조세심판원 선례 번호를 임의로 끌어와 비교하기보다는, 원문 판단에 직접 등장한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기준으로 흐름을 보는 것이 안전하다.
1. 대법원 2011.5.13. 선고 2010두3916 판결 흐름
심판원은 납세자가 경제활동을 할 때 같은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그것이 세금 부담을 줄이는 행위라 하더라도 가장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유효하다는 판례 흐름을 인용했다.
이 법리는 이 사건에 그대로 중요하다. b가 직접 수출업체에 판매하지 않고 a를 거쳐 판매한 구조가 세무상 불편해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구조가 실제로 아무런 역할도 없는 허위 외형인지, 아니면 사업상 이유가 있는 선택인지가 구분되어야 한다. 심판원은 이 사건에서 후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다.
2. 대법원 2013.3.28. 선고 2010두20805 판결 흐름
심판원은 조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과세요건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게 있다는 판례 흐름도 인용했다. 과세관청이 과세요건 사실을 직접 증명하거나 경험칙상 추정될 정도의 사실을 밝히지 못하면 처분은 위법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 사건 세금계산서 쟁점에서 처분청은 여러 정황을 제시했다. 하지만 심판원은 실제 물량 이동과 수출 사실, 거래자료의 존재, 조세회피 결과의 부재를 넘어서 전체 거래를 가공으로 확정할 정도의 증명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보았다.
3. 유사 쟁점과 비교하면
유사한 가공세금계산서 사건에서는 보통 다음 요소들이 강하게 나타날수록 과세관청의 판단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다.
- 실물 이동이 없거나 운송, 입출고, 검수 자료가 전혀 맞지 않는 경우
- 거래대금이 순환 이체되거나 곧바로 현금 인출되어 자금 추적이 끊기는 경우
- 중간 법인이 마진, 재고 위험, 영업 기능, 계약상 책임을 전혀 부담하지 않는 경우
- 세금계산서 발급만 있고 실제 공급능력이나 구매처, 판매처 관리가 없는 경우
- 조세환급 또는 매입세액 공제만 남고 정상적인 경제적 이익이 설명되지 않는 경우
이 사건도 일부 항목에서는 위험 신호가 있었다. 다만 실물 수출 사실이 다투어지지 않았고, 거래약정서와 거래명세서 등 문서 흐름이 존재했으며, 폭탄업체나 자전거래와 같은 전형적인 조세포탈 구조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면 가공 판단까지는 나아가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개인 계좌 현금 입금 쟁점은 일반적인 현금매출 누락 사건의 흐름과 가깝다. 계좌 입금이 반복되고 장부와 재고가 맞지 않을 때 납세자가 “이미 신고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신고금액, 현금 보관, 입금자, 입금 장소, 입금일, 환자별 결제자료가 한 줄로 이어져야 한다.
실무 체크리스트
관계 법인이나 특수관계자가 거래 구조에 포함되는 경우, 아래 항목을 거래 시작 단계에서 점검해야 한다.
- 거래 단계별 실제 공급자와 공급받는 자가 누구인지 계약서, 발주서, 거래명세서에 일관되게 나타나는가
- 중간 법인이 수행하는 역할이 가격 협상, 주문, 재고 관리, 운송 지시, 대금 회수, 클레임 대응 중 무엇인지 문서로 설명되는가
- 거래명세서의 품목, 수량, 단가, 일자가 세금계산서와 운송자료, 창고 입출고 자료와 맞는가
- 선매출 후매입처럼 보일 수 있는 거래가 있다면 귀속시기 차이, 수정세금계산서 사유, 실제 출고일을 별도 메모로 남겼는가
- 같은 대표자나 같은 직원이 여러 사업장의 업무를 처리한다면, 업무분장표와 급여 배분 근거가 있는가
- 관계 법인의 마진이 시장 관행이나 담당 기능에 비추어 설명 가능한가
- 법인 계좌에서 대표자 개인 계좌로 이동하는 금액은 가수금, 가지급금, 급여, 배당, 정산대금 등 성격별로 즉시 회계처리되는가
- 영세율 매출이 있다면 구매확인서, 수출실적증명서, 거래처 확인 자료가 거래 건별로 정리되어 있는가
- 다른 법률 위반 가능성이 세무상 거래 부인으로 전이될 수 있는 지점을 사전에 검토했는가
- 개인사업자의 현금 매출은 현금영수증, 일일 마감표, 현금 보관 기록, 계좌 입금 기록이 날짜별로 연결되는가
- 자동화기기 현금 입금이 반복되는 경우 입금자, 입금 장소, 입금 사유를 사후에라도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가
- 재고대장상 월말 재고와 다음 월초 재고가 불일치하는 경우 수정 사유와 승인 기록을 남겼는가
- 세무조사 대응 전에 세금계산서 흐름, 물류 흐름, 대금 흐름을 한 장의 거래도표로 재구성했는가
참고 자료
- 조세심판원 결정례 조심2026서0757, 2026.06.05
- 원문 제목: 쟁점거래를 형식적 거래당사자인 뷰티메디칼을 끼워넣기한 가공거래로 보아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처분의 당부
- 관련 법령: 국세기본법 제14조, 부가가치세법 제32조, 제39조, 제60조, 소득세법 제24조, 제80조, 약사법 제44조
- 원문에 인용된 판례: 대법원 2011.5.13. 선고 2010두3916 판결, 대법원 2013.3.28. 선고 2010두20805 판결
- 조세심판원 최근 심판결정례
본 글은 공개된 조세심판원 결정문을 바탕으로 세무 실무 관점에서 재구성한 분석이다. 실제 사건 대응에서는 원문 결정문, 세무조사 자료, 거래증빙, 장부와 계좌 내역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